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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 환자경험 평가 이대로 좋은가? (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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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07 11:16:01

 

 

신현수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부회장 
분당차병원 적정진료관리부장

 

[의학신문·일간보사] 환자경험 평가는 2016년 12월 심평원에서 환자경험 평가 세부시행계획(안)이 심의·의결된 이후 6개월간의 대국민홍보와 관련된 환자 및 소비자단체 의 견수렴 및 관련 의료기관/단체 설명회와 간담회 등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4개월 간의 환자경험 평가(1차)가 시행되었다.

 

이는 그간 환자중심성 향상을 위해 개별 요양기관에서 수행되고 있는 환자만족도 조사항목을 반영하여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 및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2개소(보훈병원 3개소 제외)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환자경험 수준을 측정하고 환자 관점의 의료 질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하게 된 것이다.

 

자료 수집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전문리서치업체 위탁을 통한 전화조사를 실시하였고, 설문지에는 환자경험 5개 영역, 전반적 평가, 개인 특성 등을 포함,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가결과는 2018년 8월 10일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되었다. 이후 2차 환자경험 평가는 2019년 5월부터 6개월 간 시행되었는데, 그 대상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으로 확대되어 154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가 2020년 7월 9일 공개된 바 있다.

 

그렇다면 기존에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던 환자만족과 환자 경험의 차이는 무엇일까? 환자만족은 의료 질평가 지표 중 과정지표보다는 결과지표의 성격이 더 강하다. 즉, 환자가 병원을 이용한 이후 그 결과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도가 높은지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료 과정의 다른 요인과 개인 특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주관적인 판단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여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수립하는데 제한적인 효과를 갖는다. 또한 일반 대중과 환자들 역시 환자만족의 향상이 병원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의료 현장에서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에 환자경험 접근 방식은 환자에게 중요한 대인적, 환경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환자가 실제로 입원하여 겪었던 경험이라는 과정에 대해서 집중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환자경험 평가 도구에서는 만족에 관련된 문항보다는 실제로 발생하는 의료적 성격이 강한 문항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구체적인 문제 영역을 진단하고 해결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환자경험을 평가하는 것은 입원 진료 중 의료진의 경청, 환자에 대한 존중과 예의, 환자가 담당의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 검사 및 치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지의 여부,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 등의 측면에서 환자들의 경험을 반영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설문지 문항의 개선이 필요하다. 2017년 1차 평가에서 △줄 세우기다 △변별력이 낮다 △질문 문항이 애매하다 △주관적이다 등의 볼멘소리가 가득했지만, 환자경험 평가는 심평원의 그 어떤 평가들보다도 의료기관이 긴장하고 의료계에서도 이슈가 되는 평가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심평원에서는 그 중요성과 심각성을 고려하여 설문 문항에 대한 개선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설문 문항의 내용을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수정 보완해야 한다. 24개 문항 중 기본 정보 3개 및 전반적 평가 영역인 2개 문항을 제외한 19개 문항의 질문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해보면 설문 내용이 불확실하여 의료인조차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답변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는 문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럴 경우 설문 대상 환자가 그 의미를 잘못 인식하는 경우 답변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전화조사의 특성 상 이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연령층의 경우 정확한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심평원에서 제공되는 설문 내용을 각 병원별로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수정하여 자체 평가해 볼 것을 권고하며 이러한 결과들이 취합되어 심평원에 전달된다면 설문 문항이 정확한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로는 환자경험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들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5개 개별 평가 문항의 분류는 비교적 수용 가능한 상황이지만 평가 문항 별 설문 내용은 과연 환자 경험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질문인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환자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문항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5개의 개별 평가에 추가적으로 수행되는 병원 전반적 평가의 내용이 불확실한 관계로 개별평가 결과와 전반적 평가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사항이다. 전반적 평가는 입원 경험 종합평가와 타인 추천 여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매우 주관적이고 각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될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는 문항이다.

 

또한 앞에서 이미 5개 개별 평가가 전부 이루어진 상황에서 전반적 평가를 하는 것은 이중 평가일 뿐 아니라, 설문대상 환자에게 일관성있는 답변이 아닌 편향된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되어 평가결과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평가 결과는 공개되는 순간 점수로 환산되어 병원 순위가 결정되어 버리는 현실에서 결국 부담은 의료기관에 전가되고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개별 평가 5개 항목만으로도 충분한 평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므로 전반적 평가 영역은 제외하거나 기본 정보 등 기타 영역으로 변경할 것을 건의하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개선되어 향후 3차 환자경험 평가에 제대로 반영된다면, 의료계 뿐 아니라 환자와 일반 대중에게도 신뢰받을 수 있는 우수한 평가제도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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